Exxon 社의 주주 총회 다음 날부터 며칠에 걸쳐 계속된 폭풍의 포위 공격

로버트 스크리블러, 2016년 5월 27일

텍사스 州 일부 지역과 몇 개 州를 며칠 동안 포위하던 강력한 뇌우(雷雨)가 5월 26일 늦게부터 27일 사이에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켰고 27일 밤에는 날씨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Weather Underground.

텍사스 델라스에서 석유회사 Exxon 社의 주주총회가 열린 이번 주는 숨이 막힐 듯 무더웠다. 회의 장소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수십년 동안 대중에게 거짓 정보제공하기 위해서 Exxon이 벌인 활동에 격분한 환경주의자들과 회사의 장래에 대해서 우려하는 주주들이 최고 경영자 Rex Tillerson를 둘러쌌다. 그런데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석유회사는 물론 미국해양대기청 (NOAA)의 예보자들 조차 Exxon이 배출한 연기와 매연으로 극심한 기상 이변이 주총이 열린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텍사스 남동부 상공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몰랐다.

항의의 얼음 조각 - “Exxon은 알고 있었다: 항의자들이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Exxon이 행한 거짓 언사와 뉴스 매체 활동에 대해서 계속 책임질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 Exxon 주식을 투매하라고 주주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영상 제공: Exxon Facing Heat Over Climate Change)

2017년 퇴직할 예정인 Rex Tillerson은 주주총회에서 석유는 필수불가결한 지구 에너지의 대들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옹호하고 여러 가지 유명무실한 논증을 지어내면서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에 대한 미사여구를 내뱉었다. 그는 “금주에 개최된 Exxon의 주주총회와 때를 같이해서 마련된 여러 가지 항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항의자들이 휘발유로 자동차를 가득 채우거나 제트 여객기를 타고 여기까지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를 소집한 Tillerson은 “화석연료 배출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서 Exxon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많은 주주들의 공격을 용케 피해갔다. 항의자들은 회의 장 밖에서 “더 이상 석유를 퍼 올리지 말고,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비화석연료 에너지 회사로 변신하라”고 Exxon에게 촉구했고, “수십 년 동안 공기를 탁하게 만든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Exxon 주식을 투매하라”고 투자자들에게 충고했다. 회의장 밖에 세워진 “# Exxon Knew“라고 새겨진 4m 길이의 얼음 조각상이 Exxon와 같이 힘 있는 화석연료 회사들 때문에 우리가 마시는 공기로 이미 침투한 숨 막히는 무더위로 빠르게 녹고 있었다.

텍사스를 강타한 폭풍의 포위 공격

Exxon의 주주총회가 열린 다음 날인 5월 26일까지 폭넓은 상층 기압골이 캐나다에서부터 텍사스 상공으로 파고 내려왔다. 제트기류가 계속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골짜기를 따라서 차가운 북극의 공기가 빠르게 남하했다. 대초원 지대 (Great Plains)를 지나 텍사스 상공으로 유입된 이 불안정한 공기 덩어리는 멕시코 만과 태평양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된 이례적으로 가열된 습기와 직접 부딪혔다.

텍사스의 폭우: 텍사스 남동부를 지나는 매우 강력한 폭풍이 기록적인 양의 폭우를 퍼부어 급격히 물이 불어나면서 홍수 비상사태가 발령되었다. (영상 제공: NOAA.)

텍사스 상공에서 크게 굴곡진 제트기류와 공기 중의 엄청난 습기는 이례적이었다. 둘 다 인간이 초래한 (Exxon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로 생겨난 새로운 날씨 특징이었다. 금년 초 지구온도가 1880년대 보다 1.4℃ 상승하면서 현재 지구 대기에 포함된 습기의 양은 19세기 말에 비해서 약 10% 증가했다. 이상하게 변한 대기 환경 때문에 이제 온대지방에서는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높이인 21km(7만 피트) 상공에서 폭풍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되었다. 엘니뇨가 퇴조하고 있고 라니냐로 전이되는 순환적 과정에서 지구 온도가 0.2~0.4℃ 내려가면서 대기가 포함할 수 없는 전례 없는 양의 잉여 습기가 비로 내려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폭우 사태를 초래하게 되어있다.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서 엉망이 되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날씨 패턴 때문에 발생한 폭풍이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휴스턴, 와코 그리고 오스틴 지역에 기록적인 강도로 엄청난 폭우를 퍼부었다. 휴스턴에서 104km 떨어진 브렌함에서는 24시간 동안 기록적인 432mm의 폭우가 내려서 지방 도로와 지역사회가 침수되었다. Weather Underground 보도에 의하면 어떤 관측자는 강우계가 넘쳐서 비운 후에 다시 486mm의 강우를 기록했다. 바스트롭 郡에서는 급격히 불어난 홍수로 차량들이 빠르게 침수되고 있는 가운데 응급구조 본부로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기록적으로 더워진 지구에서 지금 또 다른 폭풍과 홍수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최소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 상태이다.

휴스턴의 이례적인 폭풍: 5월 27일 오후 4시 30분 (미국동부 표준시) 현재 National Weather Service Radar 영상에 휴스턴으로 휩쓸고 들어가는 강력한 폭풍과 엄청난 강우 대역이 보인다. 도처에서 엄청난 홍수에 대한 보고가 들어오면서 재해담당 공무원들은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상황이니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영상 제공: National Weather Service Doppler Radar.)

위성과 레이더 영상에는 이 지역으로 폭풍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것이 나타난다. GFS 모델은 엄청난 폭우가 미시시피 강 계곡과 미국 남동부로 확대되는 가운데 5월 28일과 29일 텍사스에서 계속해서 강력한 뇌우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기상 이변인 ‘며칠에 걸친 폭풍들의 포위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끊임없는 폭우로 강우 지역 전체와 하류 지역까지 강둑이 넘치면서 이미 경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폭풍 - 기후변화 부정론의 또 다른 역설

Exxon 社의 주주 총회 다음 날부터 발생한 최근의 기상 이변은 캐나다 포트 맥머리 화재와 궤를 같이하는 또 하나의 이상하고 역설적인 우연의 일치이다. 그런데 Exxon 社의 주주 총회와 기상 이변이 시기적으로 일치한 것보다 충격적인 것은 폭풍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기 물리학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구에서 엘니뇨가 라니냐로 전이되는 시기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극지방의 극 증폭과 북극해 얼음의 감소로 인해서 최근 깊게 파이고 있는 골짜기 패턴 때문에 위험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의 날씨 예보는 이러한 새로운 위험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거나 보도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NOAA는 지나치게 적은 양의 강수를 예보했다: 엄청난 폭우가 내리기 하루 전인 5월 25일 NOAA의 강수 예보는 430~480mm (17~19인치 이상) 이상의 비가 내릴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이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이례적인 폭우 가능성이 현재의 예보 모델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영상 제공 NOAA.)

이점에 있어서 금주 초 NOAA의 날씨 예보는 이 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알아챘을 뿐이다. NOAA는 최다 강수가 예상되는 지역에 75mm (3인치) 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350~400mm (14~16인치)를 적게 예보한 셈이다. 현재의 날씨 예보 모델들이 지금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기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서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 관련 요인들에 대한 날씨 보도 매체들의 무지 (Weather Underground는 제외한다)로 인해서 기후 관련 위험 요소들이 위험할 정도로 불충분하게 보도되고 있다.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명을 구하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능력이 있는 방대한 규모의 기상 센서와 과학적 재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날씨 보도에 관한 한, 우리는 기후변화가 날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세상에서 생활하고 행동하고 있다.

그 결과 이번에 발생한 폭풍의 강도와 여러 지역에서 급격히 불어난 홍수는 대단히 많은 사람들 (운전사, 응급 상황 대응 요원, 정부 공무원, 날씨 예보자)의 의표를 찔렀다. 이는 Exxon의 중역 회의실과 같은 장소에서 시작된 기후 변화 부정론이 널리 팽배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인식 상황을 바꿔야 갈수록 심해지면서 분명하게 다가오는 기상 이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텍사스 홍수 - 3명 사망, 소년 실종 ***

CNN 뉴스, 7시간 전

5월 26일 텍사스 남동부에 내린 폭우로 휴스턴에서 서쪽으로 약 75마일 떨어진 워싱턴 郡에서 17인치(432mm)의 폭우가 내리면서 3명이 사망했다. 27일 밤 비가 그쳤으나 이 지역은 침수되었고 구조 보트가 다니면서 집과 자동차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 실종자 중 한사람은 토요일 아침 시체로 발견되었고, 또 다른 희생자는 이동식 주택에서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희생자는 자신이 탄 차가 물에 휩쓸리면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CNN 기상전문가인 Chad Mayers는 “이 지역은 주말에 비가 예보되지 않았다. 폭우는 다음 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다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홍수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이미 수위가 높아졌고 어떤 지역에서는 지금도 수위가 오르고 있다. 2주 전에도 이 지역에 폭우가 내려 침수되었다. 물이 스며들 곳이 없다. 물은 단지 개울이 되어 이웃지역으로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남동부에는 연간 내릴 확률이 1/500. 즉 500년에 한번 내릴 폭우가 최근 2개월 동안 두 번 내렸다.

한국기상전문인협회 회원 김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