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2016년 3년 연속 연간 최고온도 신기록과 2015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7개월 연속 월간 최고 온도 신기록이 큰 폭으로 수립되었습니다. 잠시 멈추어서 그 의미를 살펴봅니다. 산업혁명이 1880년대에 시작되어 본격적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되었으니 편의상 1886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130년의 기간을 정하고 이러한 기록이 세워질 확률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1. 통에 1887부터 2016까지 숫자가 적힌 카드를 한 장씩 넣고 무작위로 한 장씩 뽑습니다. 뽑은 카드는 다시 통에 넣지 않습니다. 이때 숫자 2014, 2015, 2016이 나올 확률은 각각 1/130, 1/129. 1/128이고 세 숫자가 모두 나올 확률은 1/130 x 1/129 x 1/128 = 1/2,146,500입니다. 계산을 마치려면 한 가지 과정이 더 남아 있습니다. 세 숫자를 배열하는 방법은 3! = 3 x 2 x 1 =6가지 이므로 2016이 첫 번째(1위), 2015가 두 번째(2위), 2014가 세 번째(3위)로 뽑힐 확률은 1/12,879,360입니다. 이번에는 7개의 통을 마련해서 각 통에 숫자 1886 (또는 1887)부터 2015 (또는 2016)까지 적힌 카드를 월별로 130장씩 넣은 후, 한 장 (1위) 씩 뽑았을 때 2015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7개의 카드가 나올 확률은 (1/ 130)⁷ = 1/ (1.3⁷ x 100⁷) = 1/ (6.274852 x 10 ¹⁴), 즉 627조 4852억분의 1입니다. 이것이 인간 활동으로 인해서 지구 대기 중으로 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자연 변동성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었을 때 우리가 2016년 4월 현재 지구 온난화의 현황을 목격할 수 있는 확률입니다. 전자는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이고 후자는 영에 가까운, 즉 발생할 수 없는 (발생해서는 안되는) 확률입니다.

2. 아래의 도표에서 보면 신기록이 세워진 2016년 4월과 역대 3위인 2015년 4월의 월간 기온 예년 편차 간 차이가 약 0.3℃입니다. 이 차이는 얼마나 큰 것일까요? 자연변동성에 의한 공기 중 탄소 농도의 증감을 영으로 잡고, 인류 활동으로 탄소가 아주 조금씩 배출된 결과 지구 온도가 1만년에 0.1℃ (일년에 0.00001℃. 백년에 0.001℃) 상승하는 경우 50만 년 후 5℃ 상승합니다. 지구가 지금 보다 5~6℃ 이상 더워지면 인류를 포함해서 살아남을 생물은 많지 않습니다. 오르도비스기 말기, 데본기 후기, 페름기 말기, 트라이아스기 말기, 백악기 말기에 있었던 다섯번의 대멸종에 이어 지구 역사상 여섯번째 대멸종이 일어 날 것 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의 급격한 온도 상승은 지구 온난화가 이제 티핑 포인트를 지나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자아냅니다.

https://robertscribbler.com/2016/05/16/nasa-world-just-had-seven-months-straight-of-record-shattering-global-heat/

NASA : 7개월 연속 지구 월간 온도 최고 기록이 수립되었다

로버트 스크리블러, 2016년 5월 16일

현재 지구는 기록적으로 더울 뿐 아니라 2016년 연간 온도 상승 폭은 사상 최대이다. 앞으로 지구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 시기보다 1℃ 높은 수준 아래로 결코 내려가지 않을 것이며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증과 온도 급상승으로 자연계와 인간 문명이 심각한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7개월 연속 계속되는 기록적인 더위

Stephan Rahmstorf의 온도 예년 편차: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모든 해의 4월 온도를 기록한 도표이다. 장기 온난화 추세의 말미에 온도가 급상승했다. 이것이 2016년 4월의 온도이다. (영상 제공: Dr. Stephan Rahmstorf. 데이터 제공: NASA GISS.)

2016년 4월은 사상 가장 더운 4월이었을 뿐 아니라 과거의 기록을 최대 폭으로 경신했고 연속 7개월 동안 지구온도 월간 최고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NASA GISS에 의하면 4월 온도는 20세기 기준선 보다 1.11℃ 높고, 산업혁명 이전 (1880년대) 보다 1.33℃ 높았다. 큰 폭의 상승이며 7개월 연속 최고 기록이 세워진다는 것은 지구 온도가 가공할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온도 상승에 대해서 호주 뉴사우드 웨일즈 대학교 ARC Centre of Excellence for Climate System Science 소장 Andy Pitman은 최근 가디언 誌에 다음과 같이 기고했다: “기록이 경신되고 있는 규모가 관심사이다.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슴이 확실하다. 최소한 1980년대 이후 기후 과학자들이 경고를 하고 있지만 2000년대 이후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관측소가 작성한 5월 15일 그래프: 기록적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인해서 2016년 지구 온도가 놀라울 정도로 급상승했다. (영상 제공: The Copernicus Observatory)

2016년이 기록적으로 더운 해가될 가능성이 크지만 엘니뇨가 퇴조하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지구는 위험구간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례 없는 기후 한계점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금년 2월 엘니뇨가 고조되었을 당시 정점을 찍은 월간 온도 (peak monthly reading)는 1880년대 평균 보다 1.55℃ 높았다. 터무니 없이 높은 온도이다. 또한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동안 온도는 1880년대 기준선보다 1.43℃ 높았다. 과학자들이 위험한 기후 한계점이라고 설정한 첫 번째 문턱인 1.5℃에 근접했다. Pitman의 말을 계속 들어 보자: “1.5℃ 목표는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다. 오늘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어도 1.5℃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시스템에는 관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2℃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주류 과학자들이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나머지 사람들이 정말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적 예측과 일치하는 화석연료 연소에 의한 기록적인 지구 온난화

지구에서 가장 온도 예년 편차가 큰 지역은 4월 들어서도 마찬가지로 기후학적으로 취약한 북극이다. 알래스카, 캐나다 북서부, 보퍼트 해, 시베리아 중부의 넓은 지역, 그린랜드 서부해안, 렙테브 해, 카라 해,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월간 기온이 예년값 보다 4 ~ 6.5℃ 높다. 비명이 나올 만큼 높은 온도이며 훨씬 더 넓은 지역의 월간 기온은 NASA의 20세기 기준선 보다 2 ~ 4℃ 높다. 기후 변화로 날씨 패턴이 변하면서 아주 깊은 골짜기 (extreme trough zone)가 파인 지역과 온난화로 인한 해빙(解氷)으로 차가운 물웅덩이(cool pool)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온도가 예년 평균보다 높다. 반면, 현재 지구 온난화 추세에 역행하는 지역은 그린랜드의 얼음이 녹아서 생긴 북대서양의 cool pool 지역, 허드슨 만의 기압골 지역, 태평양 북서부의 기압골 지역, 폭풍이 자주 발생하는 남빙양의 열 흡수 지역이다. 북극의 과도한 온난화, 북대서양의 cool pool, 남빙양의 열 싱크 현상은 기후 모델들이 최근 400ppm 이상으로 상승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고려해서 예측한 온난화와 관련된 기후 패턴과 모두 일치한다.

기록적인 더위로 빈발하는 기후 재앙

기록적인 지구 온난화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앙이 빈발하고 있다. 지구의 적도 지역을 따라서 가뭄과 기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피해가 극심하다. 아프리카에서는 수천만 명이 기근에 처했고 인도에서는 최악의 가뭄으로 3억 3천만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따뜻한 해수로 인해서 호주 대보초의 93%에서 산호 백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호주 대보초의 수온은 잦은 백화현상을 초래하는 티핑 포인트를 이미 넘었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 년 후 대보초의 생존 여부가 의문시된다. Pittman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원동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라니냐로 인해서 대양이 냉각되어도 앞으로 수온은 수십 년 전 대양이 가장 따뜻했을 때보다 높을 것이다... 지구 산호계 전체가 치명타를 맞고 있으며 산호계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온난화와 다른 성격이지만, 화석연료 배출로 탄소가 대양에 과도하게 흡수되면서 화학반응에 의한 대양 산성화와 계속해서 내리는 산성비로 인해서 산호초를 구성하는 석회가 용해되고 있다. 5월에 번지고 있는 대화재로 캐나다의 한 도시에서는 모든 시민이 대피했다. 또한 대륙빙하가 녹고 수온 상승에 의한 해수의 열팽창으로 세계의 많은 섬들이 물에 잠기고 있다. 대서양과 멕시코 만 해안을 따라 위치한 미국의 도시들에서는 만조 시 침수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린랜드와 남극에서는 해빙이 가속화되고 있고 북극해의 얼음은 너무 얇아졌고 빨리 녹아서 2016년 9월까지 바다얼음이 남아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라니냐가 도래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16년 9월까지 라니냐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구의 기온은 금년 피크값에서 일시적으로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온실 가스 농도가 너무 높고 심각한 지구 에너지 불균형으로 열기가 여전히 전례 없는 속도로 대양, 얼음, 대기에 축적되고 있다. 라니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대기가 조금 냉각되면서 초과분의 열기는 대양과 얼음에 대부분 흡수된다. 흡수된 열기는 엘니뇨가 다시 도래했을 때 다시 한번 지구 온도를 강하게 끌어 올릴 것이다.

1850년 이후 지구 온난화: 지구 온도가 위험한 기후 한계점을 향해서 소용돌이 치며 나가고 있다. (영상 제공: 기후학자 에드 호킨스)
번역자 주: 지구 온난화가 최근 들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감나게 보여주는 동영상 입니다. 이 게시판에서는 그래픽이 지원되지 않으니기상인마을(http://cafe.daum.net/0365koma) "기상관련자료" 또는 https://robertscribbler.com/2016/05/16/nasa-world-just-had-seven-months-straight-of-record-shattering-global-heat/ 주소로 가서 꼭 보기를 권합니다..

자연 변동성에 기초한 라니냐로의 전환이 실제로 반길 일이 아니다. 그동안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거대한 습기의 기둥이 지구의 대양에서 피어 오르고 있다. 이제 지구 온도가 내려가면서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라니냐의 해에도 가뭄 지역은 발생하며 지구 온도가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에서는 가뭄이 더 극심해 질 것이다. 2016년 전체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평균보다 약 1.3℃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앞으로 지구 온도가 한 해라도 산업혁명 이전 평균 온도보다 1.0℃ 높은 수준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이는 해빙의 가속화, 산불과 농작물 피해의 심화, 이례적으로 강력한 폭풍과 폭우, 해수면 상승의 가속화, 가뭄 지역의 확대, 대규모 사상자 사태를 초래하는 열파의 확산, 열대성 질병과 유해 종의 확산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지구는 위험한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를 넘었다.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결국,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을 늦추려면 빨리 전지구적으로 탄소배출을 전면 중단하거나 더 나아가서 대기 중 탄소를 회수해야 한다. 그때까지 대규모로 악화되면서 가해지는 기후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기상전문인협회 회원 김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