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주: 아래 글은 관련 영상 사진과 함께 보아야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영상 사진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독자 께서는
1) 기상청이 제공하는 북반구 500hPa 고층 일기도와 http://cci-reanalyzer.org/DailySummary/에서 제공하는 관련 영상을 참조하거나
2) Daum 카페 "기상인마을" (http://cafe.daum.net/0365koma) "기상관련자료"에 같은 내용의 글이 영상 사진을 함께 실려 있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 날씨에 관한 소고

2016년 지구 온도가 2015년의 최고 기록을 큰 폭으로 갱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월 들어서 북반구에서 이미 혹서가 시작되었고 홍수가 계속되고 있으며 해빙(解氷)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기상이변에 관한 기사와 기후변화로 지구가 보내는 이상 신호에 관한 기사가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4월 중 올라온 기사를 제목만 몇 개 소개합니다:
“기록적인 지구 열기 - 봄철 북극의 심각한 온난화로 바다 얼음이 깨지고, 북극 한기가 크게 굴곡진 제트기류를 따라서 유럽으로 깊게 파고 들었다”; “남극이 녹고 있다 - 나센 빙붕의 균열로 20km 길이의 빙산이 떨어져나갔다”; “온실의 여름이 오고 있다 - 해소되지 않는 캘리포니아 가뭄, 워싱턴 주의 기록적인 열기, 미국 북서부를 강타한 4월의 폭풍”: “기후변화로 호주의 대보초(大堡礁: Great Barrier Reef)가 백화현상으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 일요일 (4월 24일)에는 인도 Odisha 州 Titlagarh의 최고 기온이 48.5℃를 기록한 가운데 Odisha 州에서만 일사병으로 4명, 열사병으로 88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온도는 1999년 4월 30일에 측정된 4월 중 최고 기록 48.1℃를 깬 것이고 Titlagarh에서 2003년 6월 5일 측정된 연중 최고 기온 50.1℃에 근접하는 기록입니다. (http://www.gconnect.in/news/odisha-records-48-5-degree-celsius-on-sunday.html). 베트남, 미얀마, 태국에 걸쳐있는 메콩강 삼각주에 십년 가까이 가뭄이 계속되어 중국에서 댐을 방류한다는 기사가 얼마 전 실렸습니다. 4월 26일 YTN 뉴스에는 4월 21일부터 양쯔강 상류에 계속해서 내린 비로 후베이 성 우한시를 지나는 양쯔강 수위가 4월 25일 오후 22.52m로 1981년 4월에 기록한 최고 수위 22.26m를 35년 만에 갱신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반면 중국 북부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봄까지 계속된 심각한 가뭄으로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가 같은 날 연합뉴스에 실렸습니다.

여름이 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저위도에서 북극으로 이동한 열기로 북극해 바다 얼음 면적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줄면서 알베도가 감소하고 극증폭이 가속화되면서 한기가 계속 남하하고 있습니다. 금년 1월 초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북부 시베리아 동부 상층부에 중심을 둔 저기압에서 남쪽으로 파고든 기압골을 따라서 북극의 한기가 북서쪽에서 계속 내려왔기 때문에 4월 들어서 지상에서 남-남서풍이 불어와도 기온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더위가 심했음에도)

4월 27일 오전 3시 (KMT) 500hPa 고층 일기도를 보면 시베리아 상공에서 저기압-고기압-저기압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있습니다. 4월 27일 09시 현재 중국 동부 상층에서 남쪽으로 약하게 파고든 기압골 전면에 있는 상층 발산부 중심인 제주도 남서쪽으로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한반도 전역에 북-북동풍이 불고 기온이 다소 내려간 상태입니다. 북미 대륙 중부 상층에서 남쪽으로 파고들어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기압골처럼 시베리아 상공의 기압골이 좀 더 강력하게 남하하면 우리나라에 악기상을 가져올 수 있는 형태입니다. 북반구의 제트기류가 온통 뒤죽박죽인 가운데 태평양의 상황이 바뀌면서 우리나라도 다가 올 기상 이변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 엘니뇨가 쇠퇴하면서 현재 태평양 적도 동부 남미 에콰도르 해변에서부터 서경 135도까지 해수면 온도 예년 편차 (SSTA)가 음(-)으로 바뀌었고 적도 태평양 서부, 남중국해 대부분, 동중국해 일부, 일본 남쪽과 동쪽의 태평양 중서부, 우리나라 서해 전역과 동해의 상당 지역에서 SSTA가 양(+)이다.

2. 북미 해안에 자리 잡은 거대한 고기압에서 불어 나오는 바람으로 인해서 0~20N 사이 태평양 수역에서 무역풍이 탁월하여 따뜻한 물이 태평양 적도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와 동중국해, 즉 저위도 태평양 서부에서 SSTA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엘니뇨→중립→라니냐로 전환되면서 지구 온도가 0.2℃ 정도 하강하면 대기의 습기 함유 용량 감소로 일부는 비가 되어 떨어지게 되어있다. 2015-16 엘니뇨와 온난화가 합세하여 뿜어낸 엄청난 습기가 대기 중에 들어있다.

4. 현재 일본 동쪽 북태평양에 고기압이 있고 중국 남동부와 남중국해에는 저기압이 자리를 잡고 있다. 북반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해서 이 패턴이 고착화되면 우리나라 방향으로 유입되는 남서풍이 수온이 상승하고 있는 동중국해와 우리나라 남해 및 서해상에서 열기와 습기를 몰아오기 때문에 “대기 상층부 발산, 하층부 수렴” 조건이 마련되면 폭우가 내릴 수 있다. 라니냐로 전환되는 올 여름과 가을에는 엘니뇨 해인 작년과 달리 태평양 적도 서부에서 태풍 또는 수퍼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여름과 가을에 태풍이 동중국해 상에서 머물 때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열대 습기의 호스가 우리나라를 향할 수 있고, 태풍이 이 경로를 따라 북상하면 따뜻한 해상에서 에너지와 습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을 수 있다.

5. 제트기류가 심하게 굴곡지고 토막나면서 남북 방향의 기류가 우세하여 적도의 열기와 습기의 북상하고 고위도 한기가 남하하는 일이 잦으며 기압계의 이동이 느려졌다. 기상이변 발생과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월에는 계절 이르게 많은 비가 내렸고, 4월에는 동해상에 있을 당시 중심기압 984hPa인 수퍼 폭풍이 우리나라 전역에 강풍 피해를 입혔다. 지구 대기와 대양의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상 이변이 지난 주말 있었던 사상 최악의 양쯔강 홍수와 더불어 2016년 동북아 지역의 날씨를 가늠케 하는 전조로 보인다.

한국기상전문인협회 회원 김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