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출처: https://robertscribbler.com/2016/06/17/rapid-polar-warming-kicks-enso-out-of-the-climate-drivers-seat-sets-off-big-2014-2016-global-temperature-spike/

지구 기후 변화의 구동력: 북극 온난화 vs 엘니뇨

Robert Scribbler, 20916년 6월 17일

“지금 인류는 문명의 발달을 가능케 했던 완신세(完新世)의 안정된 기후 밖으로 스스로를 내몰고 있다.” 저명한 기후학자 Stefan Rahmstorf 박사가 한 말입니다. 과거 1만년 동안 인류가 익숙했던 기후는 이제 과거지사가 되었습니다. 강력한 엘니뇨로 인해서 2014-15-16년 3년 연속 가장 더운 해의 기록이 세워지고 있지만, 엘니뇨가 이 모든 열기를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나머지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특히 열기가 몰리고 있는 북극에서 온 열기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10년 동안 지구 온도가 0.3℃ 상승했는데, 이는 1979년 이후 10년 온도 상승률 보다 약 2배 높습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16년까지 17해 중에서 가장 더운 해가 16해 입니다. 충격적인 통계입니다. 또한 2014년과 2015년의 지구 온도도 대단하지만 2016년 온도에 놀란 기후 전문가들이 기후 변화의 원인을 규명한 결과 증폭되고 있는 북극의 피드백 (feedback)이 주범으로 지목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 역대 최강의 엘니뇨가 발생했던 1997년과 2015년 지구 온도 상황을 비교하겠습니다. 엘니뇨와 관련된 자연적 변동성만 작용하는 기후 시스템에서는 적도 태평양 동부에서 온도가 급상승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도가 급상승한다면 다른 기후 동력원이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1997년 온도 평년 편차 (Temperature Anomaly: TA) 분포를 보면 적도 태평양 동부에서 열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지역의 TA는 2~4℃로 가장 큽니다. 중앙 아시아에서도 TA가 크지만 북극의 TA는 별로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엘니뇨 해에는 제트기류가 강화되어 북극권과 저위도 간 기류의 흐름이 차단되는데, 당시 북극에서 TA가 양(+)이라는 것은 1997년에도 이미 북극에서 극 증폭 (Polar amplication)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1997-98 엘니뇨가 위력은 감소했으나 그나마 지구 기후 시스템의 동력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마지막 엘니뇨”로 보고 있습니다.

2015년 온도 평년 편차 분포를 보면 TA가 가장 큰 지역은 중앙 아시아 북부, 유럽 그리고 북극에 이르는 북극 고위도 지역입니다. 캐나다 북서부와 알래스카도 마찬가지입니다. (2~4℃). 반면 적도 태평양 대부분의 지역의 TA는 1~2℃로 작습니다. 이는 엘니뇨가 더 이상 지구 기후 시스템의 주 동력원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즉 1997년에서 201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엘니뇨의 역할이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했고, 이제 온실가스에 의한 극 증폭이 지구 기후 시스템의 주 동력원이 되었습니다. 이제 지구 기후 시스템은 완신세의 기준이 아니라 온실가스로 인해서 불안정해지는 힘에 의해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후 면에서 지금의 서울은 그리고 지금의 캘리포니아는 과거의 서울, 캘리포니아가 아니라고 합니다.

북극으로 향하는 더운 공기의 통로와 겨울의 종식

Earth Nullschool이 제공하는 2015년 9월의 북반구 제트기류 흐름도입니다. 수퍼 엘니뇨 해에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이변, 즉 극 소용돌이 (polar vortex)가 깨지면서 제트기류가 크게 굴곡지는 불길한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북쪽으로 확장된 제트기류의 마루가 위치한 태평양 북동부의 강력한 고기압 마루 (RRR) 지역, 북대서양 동부, 유럽 서부를 지나서 적도의 더운 공기가 북극으로 몰리면서 2015년 12월 북극 온도가 영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제 북반구의 기후 시스템은 북쪽으로 향하는 열기로 인해서 정상상태에서 벗어나 크게 불안정해지고 있고 서서히 겨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지금까지 기술한 내용은 1997년에서 2015년 사이에 엘니뇨가 기후 변화의 영향력을 상실하고 북극의 열 흡수 엔진에 종속되는 극적인 전이 과정입니다. 이것이 “겨울의 종식”을 알리는 시나리오의 첫 번째 단계이며 전례 없는 더위 (extra heat)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가속화되고 있는 북반구의 극 증폭을 크게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다음 번에 소개할 미국 서부에서는 계속되고 있는 50℃에 달하는 더위, 산불, 가뭄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번역 정리: 한국기상전문인협회 회원 김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