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되기 시작한 플로리다 산호초

화석연료 연소가 지구의 산호초에 미치는 피해는 두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온난화로 저위도의 대양이 따뜻해지면 산호초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산업혁명 이전 시기에 비해서 온난화가 1~2℃ 진행되면 2030년대 까지 세계적으로 산호초의 약 90%에서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금년에 호주 대보초에서 엄청난 백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냉엄한 결과가 눈앞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양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태를 이미 예측했다. 그들은 호주 정부와 세계 각국의 정부에게 경고를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의 예언가로 활동하는 용감한 과학자들이다. 다른 많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의 정부는 (화석 연료 산업계의 금력으로) 타락한 정치적 극단주의자들로 채워져 있으니 이들을 ‘기후변화 부정론자‘라 한다. 둘째, 북쪽에서 남쪽으로 번지는 대양 산성화에 의한 산호초 피해이다. 북쪽 고위도의 바다는 차기 때문에 과도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받아들인다. 많은 양의 탄소가 차가운 바닷물에 흡수되면서 탄산칼슘 성분으로 구성된 바다 생물의 뼈대가 녹기 시작한다. 산호 또한 탄산칼슘 성분의 뼈대 구조를 가진 중요한 많은 대양 생물 중 하나이다.

대양 산성화로 용해된 캐리스 포트 산호초: 무분별한 화석연료 연소로 전지구적으로 초래된 대양 산성화가 고위도의 산호계를 용해시키기 시작했다. 대양 산성화가 플로리다의 캐리스 포트 산호초로 번지면서 수많은 산호초 군락 구조가 완전히 훼손되었다. (영상 제공: Science Daily.)

최근까지 산호초에 미치는 대양 산성화의 위협은 최소한 20년 후에나 현실화될 것으로 여겨졌고, 주류 과학자들도 2050년대 까지는 산호초가 심각한 위협을 받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유감스럽게도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북대서양 비스케인 만에서부터 루이 키 국립 해양 조수(鳥獸) 보호구역에 이르는 미국의 유일한 대형 산호초가 대양 산성화로 쇠약해지고 있다. 연구자들이 ‘당혹스럽고 전례가 없으며 예상보다 일찍 닥쳤다’고 말하는 놀라운 사건이다.

다음은 최근 내셔날 지오그래픽에 실린 기사이다:
마이애미 대학교 과학자들은 물고기의 중요한 서식처인 산호초의 석회 구조가 붕괴된 사건을 “전례가 없다”, “경계의 대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이애미 대학교의 로젠스텔 대기해양 대학원 해양생물학자인 Chris Langdon 교수는 “많은 과학자들이 2050년대 또는 2060년대까지는 대양 산성화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를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35년이란 기간을 잃은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산호초가 쇠약해지고 있다. 봄과 여름에는 산호초를 구성하는 산호의 성장이 왕성해서 플로리다 산호초의 몸체인 탄산칼슘 (석회) 구조가 형성된다. 그러나 가을과 겨울에 산호초를 구축하는 활동이 멈추고 산성으로 변한 바닷물이 석회를 녹이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 산호초가 사라지는 속도가 형성되는 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산호초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티핑 포인트에 이르렀으며 산호가 의지하는 석회 구조물이 용해되고 있다. 플로리다 산호초는 지구에서 최고위도에 존재하는 산호초 구조물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제 대양 산성화로 인해서 죽기 시작한다는 것은 2016년에 산성화가 진행되는 전면 (front)이 산호가 서식하는 지역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석연료를 계속 태워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상승하면 (금년에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최고 농도는 약 408ppm 이었다) 플로리다 산호초처럼 지구에 분포한 산호초들이 훼손되는 면적이 증가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산호 백화현상이 일어나도 최소한 산호초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어느 정도 남아있지만 대양 산성화는 불가피하고 치명적이다. 일단 대양의 탄소 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산성으로 변한 바닷물이 일 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산호초에 충격을 주면서 산호의 생존에 필수적인 뼈대를 녹인다. 지구의 모든 대양에 사는 물고기의 약 1/4이 산호초 시스템에 생명을 의존하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대형 육식성 물고기가 아니라) 성경에서 언급된 비율로 재앙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칠레 해안에서 핏빛으로 변하는 태평양 바닷물

칠레 해안 해수면 온도: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이례적으로 높아진 해수면 온도로 인해서 칠레 해안에서 최대의 적조가 발생했다. 위의 영상은 2016년 3월 해수면 온도이다. (영상 제공: Earth Nullschool.)

2016년 3월 대양 온난화와 관련된 또 하나의 치명적인 상황이 칠레 남부 해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해수면 온도가 예년값 보다 1~3℃ 높은 수역에서 적조가 대규모로 번졌다. 적조는 독극물인 도모산을 발생시켜서 조개류, 물고기 그리고 해양 포유동물까지 대대적으로 죽인다. 칠레 남부 해안 전역이 바다 생물의 사체로 어질러졌고, 칠레 관리들은 이번에 발생한 적조가 칠레 해안에서 일어난 최악의 적조라고 말하고 있다. 적조로 인해서 칠레 당국은 어선단의 출어를 금지시킬 수 밖에 없었고, 생계 수단을 잃은 가난한 어부 수천명이 대규모로 시위하고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이것으로 사태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칠레 국내 총생산 (GDP)의 0.5%를 차지하는 어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칠레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다. 극심한 적조는 지금까지 한달 동안 지속되고 있는데, 최근 보도에 의하면 더 많은 바다 생물이 죽으면서 적조 면적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뉴스 매체들이 보도하는 것처럼 BBC도 엘니뇨를 이번의 기록적인 적조와 연관 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는 근시안적이며 지구의 기후 그림이라는 더 큰 문맥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따뜻한 바다는 적조 발생에 좋은 조건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조류(藻類)의 증식 속도가 빨라져서 식량 공급원이 서식하는 수역으로 널리 번진다. 20세기에 걸쳐서 지구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1℃ 이상 더워졌다. 금년이 사상 최고로 더운 이유는 엘니뇨 때문만이 아니라 1세기 동안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해서 지구가 극단적인 열기의 문턱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핏빛으로 변한 칠레 해안: 지구 온난화가 자극한 적조로 칠레 해안의 바다가 핏빛으로 변하고 있다. 적조로 발생시키는 독성의 도모산으로 인해서 물고기와 바다 생물이 대량으로 죽으면서 칠레의 어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가난한 어부들의 생계가 무너지고 칠레 경제가 피해를 입고 있다. (영상 제공: Lethal Red Tide.)

북태평양에서는 기록적인 지구의 열기로 인해서 새로운 이변이 발생하고 있으니, 2015년에 있었던 기록적인 적조와 함께 해양 생물이 대량으로 죽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대양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서 사상 최악의 칠레의 적조 현상과 연관된 사태이다. 또한 금년 호주 대보초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공할 산호 백화현상도 기후변화와 연관된 사태이며 지금 플로리다 산호초를 덮치기 시작한 대양 산성화와도 연관된 사태이다. 잠시 시간을 내서 이러한 일련의 증거들에서 연관성을 따져본다면 이 모든 사태가 세계 최대의 부자들이 계속해서 개인적인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화석연료 산업이 지구의 대기 중으로 토해내는 온실가스와 관련이 있다는 하나의 최종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결국,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 화석연료를 계속 태워서 자신들의 부를 키우는 몇몇 사람들의 능력인가? 아니면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의존하는 대양의 활력을 보존하고 생명의 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만들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저지하는 것인가? 이제 대양 산성화로 훼손되고 있는 산호초에 관한 최근 지오그래픽 기사의 마지막 구절로 끝을 맺고자 한다: “지구상 생물의 떼죽음을 방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축적을 방지하는 것 뿐이다.”

한국기상전문인협회 회원 김규헌